‘한달 살기’의 성지 치앙마이 여행을 준비하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태국은 QR 결제의 천국이라 현금이 전혀 필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저 역시 그 말을 믿고 가벼운 마음으로, 그리고 가벼운 지갑으로 치앙마이 땅을 밟았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현금 한 푼 없이 떠난 여행자가 치앙마이 길바닥에서 겪은 생생한 고생담과 함께, 미리 꼭 준비하셔야 할 점을 짚어드리려 합니다.
1. 치앙마이 알리페이(Alipay) 결제 오류, 왜 발생할까?
태국은 ‘프롬프트페이(PromptPay)’라는 국가 주도 QR 결제 시스템이 매우 잘 구축되어 있습니다. 저도 알리페이 들고 가면 이게 다 되는 줄 알았는데… 한국 여행객이 주로 사용하는 알리페이나 카카오페이가 모든 곳에서 다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제가 방문한 여러 로컬 식당과 카페에서 알리페이 결제를 시도했을 때, 화면에는 “잘못된 QR코드입니다(Invalid QR Code)”라는 야속한 메시지만 반복되었습니다. 한두 번이 아니라 마사지샵 한 곳만 빼고 모든 식당과 카페에서 이 메시지가 떴습니다.
왜 그런지 찾아봤더니, 해당 상점이 사용하는 QR 코드가 해외 결제 앱과 연동되지 않는 ‘내수 전용’ 코드 때문이라고 합니다…. 대형 쇼핑몰인 마야몰이나 센트럴 페스티벌에서는 문제가 없었지만, 우리가 치앙마이를 사랑하는 이유인 ‘골목 안 작은 카페’나 ‘야시장’에서는 무용지물인 경우가 태반인 거죠…
2. 현지 카페에서 만난 할아버지에게 배운 한 수: “토스 GLN”
알리페이는 또 작동하지 않았고…. 현금을 주섬주섬 찾으며 계산을 준비하고 있을 때 제 앞에 서계시던 한국 할아버지 한 분이 QR코드로 계산을 하시더라고요. 연세가 지긋하셨기에 당연히 지갑에서 지폐를 꺼내실 줄 알았는데, 할아버지는 너무나 능숙하게 스마트폰을 꺼내 QR 코드를 스캔하셨습니다. 저희가 놀라면서 오, 뭐지!! 했더니 웃으시면서 “토스예요 토스~~~” 하시더라고요.
알고 보니 그것이 바로 태국 여행의 필수템이라 불리는 GLN(Global Loyalty Network) 서비스였습니다. 한국의 중년층 여행객들도 현지에서 완벽하게 적응해 사용하고 있는 이 편리한 기능을, 정작 저는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온 것입니다. “준비 부족은 몸과 지갑이 고생한다”는 격언을 뼈저리게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여러분은 반드시 한국에서 토스나 하나은행 앱을 통해 GLN 설정을 마치고 오시길 바랍니다.
3. 피할 수 없는 태국 ATM 수수료 250바트의 늪
QR이 너무너무너무 안돼서….저희는 총 3번에 걸쳐 ATM에서 현금을 뽑았습니다. 현금이 되겠지, 되겠지, 하면서 조금씩 현금을 뽑다보니 세 번이나 ATM에서 현금을 뽑아야 했습니다. 여기서 두 번째 시련이 찾아왔습니다. 태국의 은행(SCB, KBANK, 방콕은행 등)은 브랜드와 상관없이 외국 카드로 현금을 인출할 때 회당 220바트에서 250바트(한화 약 8,500원 ~ 10,000원)의 고정 수수료를 부과한단 거였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 수수료가 ‘비율’이 아니라 ‘회당 고정 금액’이라는 점입니다.
- 500바트(약 2만 원)를 뽑아도 수수료는 250바트입니다.
- 5,000바트(약 20만 원)를 뽑아도 수수료는 250바트입니다.
저는 처음에 “금방 QR 결제가 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소액씩 인출하는 실수를 범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세 번에 걸쳐 돈을 뽑았고, 앉은 자리에서 수수료로만 약 3만 원 돈을 날렸습니다. 치앙마이에서 이 돈이면 근사한 식사를 네 번은 할 수 있는 거금인 거죠…..

(250바트를 물라고 하는 ATM.. 대체 뭐가 문젠지 찍어놓았습니다..)
4. ATM 이용 시 반드시 확인해야 할 ‘DCC’ 함정
ATM 이용 시 마지막 단계에서 여러분의 돈을 지켜줄 중요한 선택지가 나옵니다. 바로 ‘With Conversion’과 ‘Without Conversion’ 중 하나를 선택하는 화면입니다.
- With Conversion: 현지 은행이 책정한 환율을 적용합니다. 보통 여행객에게 매우 불리한 환율이 적용됩니다.
- Without Conversion: 내 카드의 발행사(한국 카드사) 환율을 따릅니다. 반드시 이것을 선택해야 합니다.
주의할 점은, ‘Without Conversion’을 선택한다고 해서 앞서 말한 220바트의 기본 수수료가 면제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수수료는 수수료대로 내고, 환율에서 손해를 안 보는 방법일 뿐입니다.
5. 실패를 통해 얻은 치앙마이 환전 및 결제 최적의 전략
32번의 글을 쓰며 블로그를 운영해 온 제가 이번 경험을 통해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치앙마이 여행을 준비하신다면 이 3단계 전략을 꼭 기억하세요.
- 비상금 환전은 필수: 한국에서 최소 1,000~2,000바트 정도는 미리 환전해서 입국하세요. 공항에서 시내로 이동하거나 첫날 로컬 식당 이용 시 반드시 필요합니다.
- GLN(토스/하나은행) 세팅: 치앙마이 대부분의 상점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작동한다고 합니다(저는 안 해봐서 모르겠습니다만..) 단, 네트워크 상태에 따라 로딩이 길어질 수 있으니 보조 수단으로 생각하세요.
- 트래블월렛/트래블로그 카드 지참: ATM 인출 시 수수료를 면제해 주는 특정 카드를 준비하거나, 인출 시에는 한 번에 10,000바트 이상의 큰 금액을 인출하여 수수료 횟수를 최소화하세요.
저처럼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준비 없이 떠나면, 여행의 소중한 시간을 ATM 앞에서 고민하며 보내게 됩니다. ㅎㅎㅎㅎ… 부디 저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마시고, 철저한 준비로 더욱 즐겁고 경제적인 치앙마이 여행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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